2026/01/10

8장: 3층 계단이 공중에 떠 있는 사연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공중에 떠 있어요

집을 짓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신기하게도 주변에서 "내가 저렴하게 잘 지어주겠다"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특히 가까운 친척이나 지인이 손을 내밀면, 신뢰라는 이름 아래 덜컥 계약을 맺곤 하죠.
하지만 건축 현장에서 '아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복병이 될 수 있습니다.

건축업체 선정시 주의해야할 사항

1. 서울 어느 현장의 기괴한 풍경

오래전, '박목수의 건축여행' 카페 회원 한 분으로부터 절박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신축 현장이었는데, 현장에 도착한 저는 눈을 의심했습니다.
4층 건물이었지만, 3층에서 4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중간에 뚝 끊긴 채 공중에 떠 있었기 때문입니다. 콘크리트 골조 공사가 끝났다는데 계단이 없다니요. 상상이 되시나요?
분명 설계는 이렇게 안되어있겠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이 발생되기까지 많은 공사인부들과 감독, 여러 관계자분들이 이 현장에 있었을텐데 어떻게 3층 계단이 공중에 떠있도록 방치되었는지 이 특별한 공사 현장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내부 상황은 더 처참했습니다.

  • 배관 오류: 안방 한가운데 화장실 변기용 대형 오수관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 시공 불량: 각종 배관과 전기선들이 설계와 상관없이 무질서하게 흩어져 있는듯 보였습니다.

2. 어머니의 유산이 분쟁의 씨앗으로

40대 중반의 건축주는 이미 1년째 직장을 휴직 중이었습니다.
사연은 이랬습니다. 돌아가신 어머니께서 사촌 친척에게 건축을 맡기셨고, "친척이니까 잘해주겠지"라는 믿음으로 공사 대금의 대부분을 이미 지불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시자마자 친척인 업자는 태도를 바꿨습니다. 이미 받은 돈은 모른 척하며 추가 대금을 요구했고, 분쟁이 생기자 공사를 중단하고 잠적해 버린 것입니다.
건축주는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다른 업자를 수소문했지만, 기존 업체와의 유치권 및 대금 문제로 더 이상 공사를 진행할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그는 직장까지 쉬어가며 고독한 법정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3. 박목수의 고백: 저 또한 '무식해서 용감'했습니다

사실 저에게도 비슷한 아픔이 있습니다. 직장 초년생 시절, 아산의 작은 단층 건물을 구입해 원룸으로 리모델링하려 했던 적이 있었죠. 그때 한 인척이 "5,000만 원이면 충분하다"며 장담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5,000만 원이면 된다던 공사비는 어느새 2억 5,000만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그렇게 큰돈을 쏟아부었음에도 결과물은 마치 '판자촌' 같은 조잡한 수준이었습니다.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가까운 인척을 믿고 제대로 검증할 능력도 없었던, '무식해서 용감했던' 나 자신이었습니다. 그 뼈저린 경험이 지금의 저를 **"No Manual, No Work(매뉴얼 없이는 작업도 없다)"**라는 철칙을 가진 목수로 만들었습니다.

4. 왜 지인과의 건축은 원수가 되는가?

돈 앞에서는 부모 자식, 형제간에도 인연을 끊는 것이 냉혹한 현실입니다. 건축 현장에서 지인이나 인척이 위험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1. 계약의 모호함: "우린 사이에 뭘 따져"라며 상세 견적서나 계약서 없이 시작합니다. 이것이 나중에 모든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2. 검증의 부재: 실력보다 관계를 우선시하다 보니, 해당 업자가 내 집을 지을 능력이 있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3. 항의의 어려움: 시공이 잘못되어도 관계 때문에 제때 강하게 지적하지 못하고, 결국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게 됩니다.

5. 맺음말: 건축의 수업료는 생각보다 비쌉니다

집을 짓기로 했다면 가장 먼저 '아는 사람'을 경계하십시오.
검증되지 않은 인척은 당신의 돈을 사라지게 할 뿐만 아니라, 소중한 가족 관계까지 파괴할 확률이 높습니다.

건축을 공부하지 않고 시작한다면, 반드시 그만큼의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게 됩니다.
공중에 떠 있던 그 3층 계단처럼, 여러분의 꿈이 허공에 멈춰 서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싸게 잘 지어주겠다"며 당신의 곁을 맴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억하십시오.
현장에서 믿을 것은 '사람'이 아니라 '매뉴얼과 데이터'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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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의 여정 끝에 만난 봄의 전령 역마살이 낀 것처럼 세상을 돌고 돌아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데 무려 4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골 영주에서 태어나 성남에서 시작해 포항, 군포, 수원, 천안, 아산을 거쳐 먼 이국땅인 독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