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 새 아파트의 무단 점유자, 박새 부부를 소개합니다
자작나무를 심고 그 곁에 정성스레 '새 아파트(인공 새집)'를 지어 올린 지 어느덧 여섯 달이 지났습니다. 건축가의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지은 집이었지만, 한동안 주인 없는 빈집으로 남아 있어 못내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이 정적을 깨고 마진배 언덕의 평화를 '불법 점유'한 귀여운 손님들이 나타났습니다.
1. 아침을 깨우는 마진배 언덕의 작은 이웃
주인공은 바로 '박새'라고 불리는 작고 소중한 두 마리의 새입니다. 이들은 마치 수십 년을 함께 살아온 노부부처럼 늘 둘이서 짝을 지어 나타납니다.
매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날아와 제가 정성껏 준비해둔 먹이를 먹고, 잠시 나뭇가지에 앉아 휴식을 취하곤 합니다. 그러다 어느샌가 사라졌다가도 하루에도 수십 번씩 다시 얼굴을 비춥니다. 조용하던 마진배 언덕이 이 녀석들의 짹짹거리는 소리로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했습니다. 시끄러워졌지만 싫지 않은, 오히려 반가운 소음입니다.
2. 알면 더 귀여운 '박새' 이야기: 그들은 누구인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정작 자세히는 모르는 박새, 사실 이 녀석들은 알고 보면 굉장히 매력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넥타이를 맨 신사, 박새: 박새를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가슴을 보는 것입니다. 흰색 가슴 중앙에 검은색 세로 줄무늬가 길게 내려와 있는데, 마치 검은 넥타이를 매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 넥타이 굵기가 굵을수록 서열이 높은 '대장'급이라고 하니, 마진배 언덕에 온 녀석들의 넥타이를 유심히 관찰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해충 잡는 보안관: 박새는 한창 새끼를 키울 때 하루에 수백 마리의 벌레를 잡아먹습니다. 우리 정원의 나무들을 갉아먹는 해충들을 알아서 정리해주니, 건축주 입장에서는 이보다 든든한 '무료 보안 요원'이 없습니다.
똑똑한 건축가: 박새는 이끼나 동물의 털을 이용해 집 안을 아주 폭신하게 꾸미는 인테리어 전문가이기도 합니다. 제가 지어준 집 안이 마음에 들었는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3. 박새의 친척들: '새'계의 다양한 개성
박새과(Paridae)에는 박새 외에도 매력 넘치는 친척들이 많습니다.
진박새: 박새보다 크기가 약간 작고, 머리에 짧은 깃털 볏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넥타이 무늬가 배 아래까지 길게 이어지지 않고 목 부근에서 멈춘 듯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쇠박새: 이름에 '쇠'가 붙은 만큼 박새 무리 중 가장 작습니다. 넥타이 무늬가 거의 없고 머리 꼭대기가 까만 모자를 쓴 것처럼 보입니다. 아주 앙증맞은 매력이 있죠.
곤줄박이: 박새와 친척이지만 색깔이 화려합니다. 주황색 배와 세련된 무늬를 가지고 있어 탐조객들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성격이 대담해서 사람과 금방 친해지기도 합니다.
4. 월세는 무상, 행복은 유상
저는 이 작은 점유자들에게 월세를 받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저 이 자작나무 숲에서 건강하게 알도 낳고, 새끼들이 부화해 첫 비행을 시작하는 그날까지 행복하게 머물러주길 바랄 뿐입니다.
"박새야, 우리 집을 골라줘서 고맙다. 이곳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아보자!"
마진배 언덕의 건축 여행은 이제 저 혼자만의 여정이 아닙니다. 이 작은 생명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되는 오늘입니다.
[작가의 한마디] 집을 짓는다는 것은 단순히 벽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머무는 생명들의 온기를 채우는 일임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마진배 언덕의 생생한 자연 소식을 앞으로도 블로그를 통해 전해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