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6

양귀비꽃 추억 ②부

프라하행 차창밖으로 흐르던 붉은 꽃의 물결

①부에 이어 양귀비꽃과의 인연은 독일에서부터입니다
2000년대 초 독일의 북동부지역 베를린에서 남동쪽으로 2시간거리인 스프렘베르긍라는곳 폴란드 국경근처에서 근무하던 시절, 주말을 이용해 체코의 아름다운 도시 프라하를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독일 드레스덴에서 출발해 프라하까지 운행하던 유로시티(EuroCity, EC) 국제열차를 이용했습니다. 유럽의 여러나라를 연결하는 철도로 고속으로 목적지만 향하는 열차가 아니라, 국경을 넘나들며 유럽의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낭만이 살아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기차가 엘베강 계곡을 따라 달리자 창밖으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초원과 숲, 그리고 철길 둑방을 붉게 물들인 개양귀비꽃이 시야를 가득 채웠습니다. 바람을 따라 한 방향으로 흔들리는 꽃들의 모습은 마치 자연이 여행자를 위해 준비한 환영 인사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아직도 그 장면이 선명하게 기억나는 이유는 풍경만이 아니었습니다.

철길 이음새를 지날 때마다 들려오던 '달그락, 달그락' 하는 일정한 리듬, 애기 요람처럼 좌우로 부드럽게 흔들리는 객차, 창문을 통해 시원하게 불어오던 바람, 그리고 그 바람에 맞춰 춤추듯 흔들리던 붉은 양귀비꽃.

그 순간만큼은 마치 독일 베를린의 유명한 심포니 공연장에 앉아 있는 듯했습니다.
철길의 리듬은 타악기처럼 들렸고, 창밖을 스치는 바람은 현악기같았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붉은 개양귀비는 웅장한 교향곡의 선율처럼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마치 자연이 만들어 낸 최고의 오케스트라였습니다.

이런 풍경을 떠올릴 때마다 생각나는 그림이 있습니다.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의 대표작 〈양귀비 들판(Poppy Field)〉입니다. 초록 들판 위에 피어난 붉은 양귀비와 평화로운 자연을 담아낸 이 작품은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 아래 그림 참조)

모네의 양귀비들판

모네의 그림을 볼 때마다 저는 미술관보다 먼저 그날의 기차 여행을 떠올립니다. 창밖으로 끝없이 펼쳐졌던 붉은 꽃의 물결, 철길을 따라 울리던 리듬, 그리고 가슴속 깊이 스며들던 자유로운 바람이 다시 살아나는 듯합니다.

세월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지만, 그날의 풍경만은 아직도 제 마음속에서 변함없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수십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독일에서 시작된 그 추억은 마진배언덕의 양귀비꽃으로 다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때는 여행자의 눈으로 감탄했던 꽃이었지만, 이제는 제가 직접 가꾼 꽃밭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미소를 짓고,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바라보며 새로운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아름다운 풍경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속에 씨앗처럼 남아 언젠가 다시 꽃을 피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일에서 시작된 붉은 개양귀비의 추억은 긴 세월을 돌아, 오늘도 마진배언덕에서 새로운 추억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양귀비꽃 추억 ①부

양귀비꽃과의 질긴 인연

독일에서 만난 붉은 꽃의 기억
2000년대 초, 독일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주말이면 인근 골프장을 찾곤 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은 그린 주변 러프를 가득 메운 붉은 양귀비꽃이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마약 성분이 없는 개양귀비조차 양귀비와 혼동되어 재배가 제한되던 시기였습니다. 꽃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이 아름다운 꽃을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꽃씨를 모아 시골 철길옆과 뚝방길옆 이곳저곳에 뿌렸습니다

얼마 후 고향에서 들려온 소식은,
다음 해 봄부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들판과 둑방 곳곳에서 붉은 개양귀비가 피어나자 아름다움 양귀비꽃에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하기도
하고, 집에다 옮겨 심기도하였다는데, 행정기관에서는 양귀비로 오해하여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개양귀비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강해 제거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2년후부터는 마약 성분이 없는 개양귀비는 재배가 가능한 식물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지고 관련 제도도 정비되면서 이러한 혼란은 점차 사라지면서 국내 골프장에서도 쉽게 구경할수가 있게되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양귀비꽃의 아름다운 모습에 마음이 앞섰던 행동이었지만, 당시 현장에서 애쓰셨던 관계 공무원분들께는 지금도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공무원 여러분, 그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개양귀비를 볼 때마다 독일의 푸른 골프장과 고향 들판의 붉은 봄 풍경이 함께 떠오릅니다. 한 송이의 꽃이 이렇게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줄은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양귀비꽃과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질긴 인연을 이렇게 마진배언덕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2026/06/11

마진배 언덕: 양귀비꽃과의 이별

"꽃 중의 꽃, 내가 가장 사랑하는 양귀비"

세상에는 정말 많은 종류의 꽃들이 계절따라 피고 지지만, 그 중에서 가장 아끼는 양귀비입니다.
봄이 깊어가는 5,6월의 햇살 아래 유독 붉게 타오르는 그 모습은 볼 때마다 마음이 설레입니다.
지난 5월 1일 첫 꽃송이가 피어났던 순간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마진배 언덕을 붉게
수놓았던 양귀비 축제도 이제 끝을 맺으려는가 봅니다.

 


 


 


"지나가는 봄, 그리고 남겨진 향기"

양귀비가 피어있던 시간 동안 마진배 언덕은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그 붉은 꽃잎이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만들어내던 풍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많은 분께 힐링을 선물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고 계절은 또 다음을 준비하고 있네요. 비록 양귀비 축제는 막을 내리지만, 그 화려했던 풍경은 제 마음속에 그리고 여기 이곳 www.majinbaehills.com 에 남아 있습니다.



 


"마진배 언덕의 다음 이야기"

많은 분이 "마진배 언덕에서는 어떤 풍경이 기다리고 있느냐"고 묻곤 하십니다. 양귀비가 떠난 자리를 채워줄 새로운 야생화들이 이제 또 고개를 내밀 준비를 하고 있겠지요. 텃밭을 일구고 꽃을 키우는 일은, 자연의 흐름을 천천히 따라가는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또 어떤 꽃이 이 언덕을 찾아올까요?

꽃잎이 다 지고 난 자리에는 이제 내년을 기약하는 씨앗들이 맺히겠지요. 붉은 양귀비와 아쉬운 작별을 하지만, 마진배 언덕의 다음 꽃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박목수의 건축여행과 함께하는 소소한 일상, 앞으로도 많이 지켜봐 주세요.

2026/06/02

양귀비꽃의 신비

봄이 깊어가는 5월, 마진배 언덕에는 화려한 양귀비가 하나둘 피어나며 풍경을 아름답게 물들입니다. 하지만 양귀비의 진짜 매력은 꽃이 활짝 핀 모습보다도 개화 직전의 신비로운 변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마진배언덕 양귀비

양귀비 꽃봉오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녹색의 털이 난 꽃받침이 꽃잎을 단단하게 감싸고 있습니다.
마치 어린아이에게 모자를 씌워 놓은 듯한 모습입니다. 꽃이 성장하는 동안 봉오리는 아래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는데, 이는 꽃잎을 보호하기 위한 자연의 지혜라고 합니다

 


 

마진배 언덕 양귀비

 


그러던 어느 날, 개화의 순간이 다가오면 신기한 변화가 시작됩니다. 아래를 향하던 꽃봉오리가 서서히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단단히 닫혀 있던 꽃받침이 갈라지면서 떨어져 나갑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구겨져 있던 꽃잎이 펼쳐지며 화려한 양귀비꽃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마치 오랫동안 숨겨 두었던 보물을 공개하는 듯한 순간입니다.

 


 



 

특히 해가 떠오르는 이른 아침에는 이러한 개화 장면을 비교적 쉽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새벽 햇살을 받은 꽃잎이 조금씩 펴지며 생명을 드러내는 모습은 자연이 선물하는 작은 기적처럼 느껴집니다.

갓 피어난 양귀비를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더욱 신비롭습니다. 얇고 비단결 같은 꽃잎 사이로 검은색 꽃술이 선명하게 드러나는데, 강렬한 색의 대비가 묘한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만들어 냅니다. 붉은색 꽃은 세상에 많습니다. 장미를 비롯해 동백, 작약, 베고니아 등 아름다운 붉은 꽃들이 많지만, 양귀비에서는 그들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장미가 우아함과 품격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면, 양귀비는 설명하기 어려운 유혹의 힘으로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얇은 꽃잎과 검은 꽃술이 만들어내는 강렬한 대비는 마치 꽃 속 깊은 곳으로 시선을 이끄는 듯합니다. 그래서인지 양귀비를 한참 바라보다 보면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꽃이 가진 신비로운 마력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오래전부터 양귀비가 수많은 화가와 시인들의 작품 속에 등장했던 이유도 어쩌면 이러한 독특한 매력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꽃 한 송이에도 이렇게 놀라운 생명의 과정과 신비로운 아름다움이 숨어 있습니다. 양귀비는 단순히 화려한 꽃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낸 가장 매혹적인 예술 작품 가운데 하나인지도 모릅니다. 올봄에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양귀비의 개화 과정을 천천히 관찰해 보시기 바랍니다. 화려하게 피어난 모습 너머에 숨겨진 자연의 신비와 마주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파장이란 무엇일까?

파장이란?  푸른하늘 흰구름, 아름다운 저녁노을과 일출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충주 봉황자연휴양림 마진배 언덕 우리가 노래를 부를 때 ' 도레미파솔라시도 '의 음계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많은 사람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