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의 기억,
조경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행위를 넘어, 건축물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외부 공간 인테리어"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마진배언덕에 지난해부터 시작한 DIY 조경 공사가 어느덧 자리를 잡아가며 꽃이 피고 녹음이 짙어지는 모습을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오래전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유년 시절을 공부에는 별로 관심없이 흙과 함께 보냈던 것 같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집 주변에는 봉숭아꽃과 접시꽃, 옥잠화와 여러종류의 꽃들과 함께 자라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도시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늘 '언젠가
전원에 집을 짓고 예쁜 꽃들을 키우며 살아보리라'는 꿈을 항상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온 것 같습니다.
2년 차에 접어든 양평 스튜디오 DIY 조경
현재 진행 중인 조경 작업은 2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전문가의 설계도에 의존하기보다, 현장의 지형과 바람의 길을 살피며 제 손으로 직접 돌을 고르고 나무를 심고 있습니다. 이는 저에게 또 하나의 건축이자 자연과 호흡하는 과정입니다.디자인 포인트: 조경석과 조경수, 꽃나무를
조화롭게 배치하여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강조했습니다.
식재 계획: 계절마다 다른 색을 볼 수 있도록 다양한 꽃나무를 배치했으며, 한쪽에는 넓지않은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키우고 있습니다.
힘들게 돌을 나르고 흙을 만지는 일이 육체적으로는 고되지만, 땅은 참으로 정직한 것 같습니다. 정성을 들인 만큼 나무가 자라고, 계절의 약속을 잊지 않고 피어나는 꽃들을 보게되면 그간의 피로가 눈 녹듯 사라집니다.
기다림이 곧 매뉴얼이 되는 조경의 미학
평소 건축 현장에서는 철저한 매뉴얼을 중시해왔지만, 조경만큼은 서두르지 않고 현장 상황과 자연의 시간에 몸을 맡기고 있습니다. 정해진 규격대로 찍어내는 작업이 아니기에, 때로는 나무 한 그루의 위치를 잡기 위해 며칠, 몇달을 고민하고, 계절이 바뀌는 것을 지켜보며 천천히 공정을 이어갑니다.조경은 한 번에 끝내는
'시공'이 아니라, 자연과 함께 맞춰가는 '긴 여정이라 생각합니다. 작은 텃밭에서 직접 키운 채소로 식탁을
차리고, 녹음이 우거진 마당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때 비로소 집은 단순한 '건물'에서 '삶의 터전'으로 완성되어 갑니다.
잔여작업
태양광 정원등 설치 및 불루투스 스피커, 텃밭조경 주변에 야생화 심기, 폭포수연못에 수중모터 설치 후 연꽃, 수련, 물배추, 부례옥잠 심을 예정입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 감사와 행복의 기록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초록의 향연을 보고 있으면 자연이 주는 선물에 깊은 감사함을 느끼게 됩니다. 어릴 적 시골 마당에서 느꼈던 그 평온함을 이제는 직접 공사중인 정원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앞으로도 이곳 양평에서 나무가 자라고 꽃이 피는 과정을
기록하며, 전원생활을 꿈꾸는 많은 분과 조경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건축이 공간을 만든다면, 조경은 그 공간에 시간을 담는 일이라는
것을 매일 몸으로 느끼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