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가끔 묻습니다.
황매가 예쁘냐?, 홍매가 더 예쁘냐?, 아니면 애기똥풀이 더 마음에 드느냐고요.
그럴 때마다 선뜻 대답을 못합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대답을 안 하는 겁니다.
괜히 한쪽 편 들었다가 다른 꽃들이 삐질까 봐서요. 황매는 봄 햇살을 머금은 듯 은은하고 고운 품격이
있고, 홍매는 차가운 겨울 끝에서 불꽃처럼 피어나 보는 사람 가슴을 뜨겁게 만듭니다.
반면 애기똥풀은 들길 한쪽에서 “나 여기 있어요” 하며 수수하게 웃고 있지요.
누가 더 예쁘다고 정할 수 있을까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꽃도 결국 그런 것 같습니다. 멀리서 보면 그냥 노란 꽃, 빨간 꽃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저마다의
표정과 사연이 숨어 있습니다.
황매는 귀부인처럼 우아하고, 홍매는 무대 위 주인공처럼 화려하며, 애기똥풀은 시골 장터에서 만난 순박한 친구 같습니다.
셋을 나란히 세워놓고 누가 더 예쁘냐고 묻는 건 짜장면이 맛있냐 짬뽕이 맛있냐를 평생 결론 못 내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요?
결국 꽃은 경쟁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기 자리에서 자기 빛깔로 피어나는 존재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오늘도 저는 카메라를 들고 꽃 앞에 서면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감탄하는 사람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