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장: 패시브하우스의 현실-2편: 생활 습관의 중요성
1. 패시브하우스 인증, 정량적 기준의 모호함
독일 패시브하우스 연구소(PHI)의 핵심 인증 요건인 '연간 난방 에너지 요구량 $1.5L$ ($15kWh/m^2$)'를 정량화된 기준 없이 만족해야 한다는 것은 인증 자체의 신뢰성 측면에서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실내 온도 기준의 부재: 독일의 생활 기준인 $18\sim 20^{\circ}C$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 우리 식의 $26\sim 28^{\circ}C$를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따라 에너지 사용량은 천차만별입니다. 만약 우리 기준을 적용한다면 패시브하우스는 요원한 꿈이 될 것입니다.
건축 면적과 실제 난방 공간: 40~50평형 주택이라도 실제 난방하는 공간은 가족 구성원에 따라 다릅니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인증은 실질적으로 매우 어려우며 그 의미가 모호해집니다.
2. 기밀성: 기본에 충실한 시공이 답이다
기밀성을 높이기 위해 값비싼 가변형 투습 방습지(30평 기준 자재비 150~200만 원)를 추가 시공하는 것이 과연 필수적일까요?
충분한 기본 기밀성: 일반적인 목구조 시공(석고보드 2겹 + 단열재 + OSB합판 + 방습시트 + 외부마감재)만으로도 시공상 문제만 없다면 주거용 주택으로서 충분한 기밀성이 유지됩니다.
구조적 한계: 주방 후드, 배기팬, 현관문 등은 구조적으로 병원 멸균실처럼 완벽한 기밀이 되도록 제조되어 있지 않습니다. 제조업체의 과도한 광고에 현혹되기보다 기본 시공에 충실한 것이 경제적입니다.
3. 패시브하우스의 아킬레스건: 창호(Windows)
패시브하우스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창호'입니다.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해 보면 단열 성능이 우수한 1등급 창호라도 외벽이나 지붕에 비해 열 저항 값이 현저히 낮습니다.
열 저항 값 비교:
1등급 고성능 창호: $R6\sim R7$ 수준
일반 단열재 시공 부위: 지붕 $R37$ 이상, 외벽 $R23$ 이상, 바닥 $R20$ 이상
창호의 열 저항은 외벽의 1/4, 지붕의 1/6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따라서 성공적인 패시브하우스의 핵심은 고성능 창호의 위치, 크기, 수량을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4. 실제 사례: 부여 삼산리 '휴휴당'의 기록
4년 전 박목수가 건축한 '휴휴당'의 실제 에너지 사용량 데이터를 공유합니다.
건축 제로: 가등급 단열재(외벽 $R23$, 지붕 $R37$), 1등급 창호, 남향 건축
에너지 사용량: 동절기 4개월간 등유 약 2드럼(400리터) 사용 (온수 포함)
난방비: 월 평균 약 7만 원 수준
실내 온도: 약 $22\sim 24^{\circ}C$ 유지
성과: 연간 난방 에너지 사용량 약 $2.6$리터. 이 정도면 '세미 패시브하우스'라 불러도 손색이 없습니다.
5. 결론: 건축주가 만들어가는 패시브하우스
패시브하우스는 건축업자가 짓는 것이 아니라 건축주의 생각과 습관이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에서 적정 실내 온도($18\sim 20^{\circ}C$)를 유지하는 습관만 들여도 에너지 제로 하우스에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이는 지구를 살릴 뿐만 아니라 신체 면역력을 높이고 결로와 곰팡이 문제도 해결하는 길입니다.
**"지구라는 거대한 패시브하우스"**에서 다른 생명체들이 자연 그대로 살아가듯, 우리도 과도한 에너지 소비 습관을 조금만 바꾼다면 진정한 의미의 패시브하우스를 완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