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5/27

마진배 양귀비 언덕의 5월 풍경

박목수의 건축여행 "마진배 언덕 5월의 양귀비 풍경"

5월 1일 첫 번째 꽃송이가 피기 시작하면서 한 달간의 "마진배 언덕 양귀비 축제"가 진행중입니다.
처음 몇 송이가 피어날 때만 해도 조용한 봄 언덕 같았는데, 하루가 다르게 붉은 꽃들이 늘어나며 지금은 언덕 전체가 붉은 물결로 천천히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양귀비꽃이 피는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참 재미있는 점이 있습니다.
꽃몽우리가 맺힐 때는 마치 세상 근심을 다 짊어진 것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있습니다. 축 처진 모습을 처음 보게 되면 “저 꽃은 왜 저래?” 하고 걱정이 될 정도입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마저 왠지 힘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꽃이 피기 시작하면서 꽃받침이 벌어지는 순간부터는 가느다란 꽃대가 언제 그랬냐는 듯 고개를 바짝 치켜들어 올립니다. 마치 오랫동안 숨겨두었던 화려함을 세상 밖으로 꺼내는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이 모습은 볼 때마다 참 신기합니다.

처음에는 주름진 종이조각처럼 보이던 꽃잎도 햇살을 받으며 서서히 펼쳐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선명하고 강렬한 색으로 변해갑니다. 특히 가늘고 긴 꽃대 끝에서 피어나는 진붉은 양귀비를 바라보고 있으면 꽃을 보는 것인지, 꽃 속으로 빠져드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마치 붉은 노을 속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몽환적인 기분마저 듭니다.

저녁 노을이 내려앉는 마진배 언덕에서 바람에 일렁이는 양귀비를 역광으로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꽃잎은 빛을 머금은 얇은 비단처럼 반짝이고 언덕 위에는 붉은 숨결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바람이 스칠 때마다 흔들리는 모습은 마치 수많은 작은 불꽃들이 춤을 추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양귀비가 피는 5월의 마진배 언덕은 단순히 꽃을 감상하는 공간이 아니라,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까지 쉬어가는 작은 풍경 여행지가 되어가는 듯합니다.

 


 


 


 


 


 


 


 


 


양귀비꽃의 신비

봄이 깊어가는 5월, 마진배 언덕에는 화려한 양귀비가 하나둘 피어나며 풍경을 아름답게 물들입니다. 하지만 양귀비의 진짜 매력은 꽃이 활짝 핀 모습보다도 개화 직전의 신비로운 변화 과정에 있는 것 같습니다. 양귀비 꽃봉오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녹색의 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