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만난 붉은 꽃의 기억
2000년대 초, 독일에서 파견 근무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주말이면 인근 골프장을
찾곤 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풍경은 그린 주변 러프를 가득 메운 붉은 양귀비꽃이었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들의 모습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았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또렷이 기억하고 있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마약 성분이 없는 개양귀비조차
양귀비와 혼동되어 재배가 제한되던 시기였습니다. 꽃을 좋아했던 저에게는 "이 아름다운 꽃을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무척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꽃씨를 모아 시골 철길옆과 뚝방길옆 이곳저곳에 뿌렸습니다
얼마 후 고향에서 들려온 소식은,
다음 해 봄부터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고
합니다.
들판과 둑방 곳곳에서 붉은 개양귀비가 피어나자 아름다움 양귀비꽃에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하기도
하고, 집에다 옮겨 심기도하였다는데, 행정기관에서는 양귀비로 오해하여 제거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개양귀비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강해 제거하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고 합니다.
다행히 2년후부터는 마약 성분이 없는 개양귀비는 재배가
가능한 식물이라는 점이 널리 알려지고 관련 제도도 정비되면서 이러한 혼란은 점차 사라지면서 국내 골프장에서도 쉽게 구경할수가 있게되었습니다
공무원 여러분, 그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세월이 흘러 지금은 개양귀비를 볼 때마다 독일의 푸른 골프장과 고향 들판의 붉은 봄 풍경이 함께 떠오릅니다. 한 송이의 꽃이 이렇게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을 줄은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양귀비꽃과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질긴 인연을 이렇게 마진배언덕에서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