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10

매화의 스캔들 - 4부

황매화의 기막힌 정체

봄의 전령; 매화를 찾아 떠나는 여정, 벌써 그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지난 2부와 3부에서는 매화의 고결함과 붉은 홍매화의 유혹에 대해 다뤘는데요. 오늘은 마진배언덕에서 보여지는 수상한 녀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이름만 들으면 매화의 직계 가족 같지만, 알면 알수록 '출생의 비밀'이 가득한 오늘의 주인공, 바로 황매화입니다.

➤ 매화의 이름을 빌린 이방인?

마진배언덕에 5월이 오면 노란 꽃잎을 틔운 작은 꽃나무를 만나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 화사한 빛깔에 매료되어 "아~~ 저게 바로 황매실이 열리는 황매화구나!"라며 반가워하곤 하죠. 하지만 여기서 첫 번째 반전이 일어납니다.

사실 황매화는 우리가 알고있는 "매화(장미과 벚나무속)"와는 성씨부터가 다른 남남입니다.
매화나무가 나무의 기품을 갖춘 교목이라면, 황매화는 밑동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 나오는 관목이죠. 꽃 모양이 매화를 닮았다고 해서 '황매화'라곤 하지만, 실상 꽃모양이 매화를 닮았다고 하기에는 많이 어색합니다. 그런데도  매화 가문에 이름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마진배언덕 홍매화

마진배언덕 홍매화

➤ 황매화의 스캔들: 해외 입양인가, 외도인가?

황매화의 정체를 파헤치다 보면 더욱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잎의 모양이나 줄기의 성질을 보면 매화와는 전혀 닮은 구석이 없거든요.

-. 매화: 매끄러운 수피와 우아하게 뻗은 가지, 그리고 무엇보다 은은한 '매향'이 특징입니다.
-. 황매화: 톱니모양의 잎사귀와 초록색이 선명한 줄기. 향기보다는 강렬한 색감이 아름답습니다.

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건 매화의 변종이 아니라 전혀 다른 종"이라고 논쟁을 하지요? 마치 외국에서 입양 온 아이가 한국 성씨를 따랐거나, 혹은 먼 옛날 매화가 외국인과의 외도로 낳은 자식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하게 만들 정도로 황매화는 독특한 개성을 자랑합니다.

➤ 황매실의 오해, 그리고 진실

가장 큰 스캔들은 바로 '열매'에서 터집니다. 많은 사람들은 황매화에서 노랗게 잘 익은 '황매실'이 열릴 것으로 생각하시지만, 이는 큰 착각입니다.

황매실은 우리가 아는 일반 매화(청매)가 나무에서 충분히 익어 노랗게 변한 것을 말합니다.
정작 '황매화'는 가을이 되면 매실과는 전혀 다른 까맣고 작은 씨앗 같은 열매를 맺을 뿐, 우리가 설탕에 절여 먹는 그 탐스러운 매실은 절대 주지 않습니다. 이름 때문에 생긴 기막힌 오해이자, 황매화의 속임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진배언덕 홍매화

➤ 마진배언덕 홍매

가문이 다르면 어떻고, 열매를 맺지 않으면 어떻습니까.
스캔달이 많으면 어떻고, 족보가 좀 복잡하면 어떻고, 피부색이 좀 다르면 어떻습니까?
이쁘고 잘 생기면 다 용서되는거 같던데. . .


마진배언덕의 홍매화의 이 달콤하고 진한 유혹, 여러분도 함께 느껴보시지 않겠습니까?

매화의 이름을 빌려 살아가지만, 자신만의 노란 빛깔을 결코 잃지 않는 황매화. 주변 화단 정원에는 황매화가 많이 심겨져 있습니다. 박목수의 이야기가 진실인지 확인도 할겸. 

곧 5월이 오면 찾아오게될 황매화 꼭 한번 찾아보시고 "너 정말 매화 맞니?" 슬쩍 물어보시면 아마 수줍게 노란 꽃잎을 흔들며 답할지도 모릅니다.

다음 5부에서는 또 다른 매화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지난 이야기]

➤ 매화의 스켄달-1부: 매화와 매실
➤ 매화의 스켄달-2부: 인물값 한다
➤ 매화의 스켄달-3부: 매실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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